풍경 (‘푸른 돛’ 1986 / 동아기획, 서라벌레코드)
무척이나 고요한 시간이다.
적막하리 만큼 고요한 시간이다.
세상은 이렇게 차가운 겨울 바람을 등지고,
고단했던 하루에 지친 몸을 고요한 시간에 뉘어 놓았다.
그러나 나는 적지 않은 상념과
채우지 못하는 그리움으로
이 세상에 홀로 깨어 있는 듯 이 새벽을 지키고 있다.
행하지 못한 아쉬움과,
아물지 않은 지난날에 기억들,
숨막히도록 뜨거웠던 나에 청춘의 나날들로
이 새벽을 지키고 있다.
더 이상 꿈꾸지 못할 것만 같은 두려움과,
다시는 내게 없을 그 시절에 대한 회한,
다시 한번 나에 감성이 뜨거워 지길 바라는 바람.
나에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그 풍경…
그 날이 오길..
다시 한번 꼭 오길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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